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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퀸스갬빗 - 넷플릭스 오리지널

by 닭귀신 2021.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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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부작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주 의]

== 스포일러가 포함된 감상평입니다 ==

 

체스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의 이야기다.

 

불의의 사고(?)로 어머니를 잃고

보육원에 들어가게 된 '하먼'은

칠판지우개를 털러 지하실에 갔다가

혼자 체스판을 보며 고민하는 건물 관리인 '샤이벨'을

보고 체스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샤이벨 센세..

 

샤이벨에게 체스의 기본적인 내용에 대해서 배운

하먼은 잠에 들기전 보육원에서 주는 안정제를 먹고

일종의 환각상태로 천장에 체스판을 떠올려보며

밤마다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다.

안정제의 힘

 

덕분인지 어린아이로서는 믿기지 않을 만큼

말그대로 체스천재인 설정으로 드라마는 진행된다.

 

7부작인 나름 짧은 드라마임에도 중반부는 다소 루즈했다.

보육원에 들어간 아이가 체스에 관심을 갖게되고

천부적인 재능을 갖고있다는 먼치킨적인 소재의 내용은

꽤나 흥미진진해서 드라마 초반부에는 몰입이 좋았다.

 

다만 체스라는 종목을 표현하기 어려웠는지는

모르겠지만 주인공이 드라마 속에서 치르는

'체스경기'자체는 전혀 긴장감이 없게 느껴졌다.

 

스포츠를 다루는 이야기에서 스포츠 자체가

주류가 아니게 느껴지는 부분.

 

천재라는 설정상 상대가 되지 않는 쉬운 상대들은

빠른 화면전환으로 승리한 것만을 보여주고

조금 어려운 상대들은 눈알을 이리저리

굴리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열심히 눈알을 굴리는 '하먼'

중간보스격인 '와츠'와 최종보스인 '보르고프'말고는

그냥 다 이긴다.

물론 위 보스들도 나중에 이기게 되고.

 

예로 '슬램덩크'나 '축구왕 슛돌이'같은 경우

주인공 팀이 수세에 몰리다가 경기시간이

끝나기 직전, 골을 넣어 아슬아슬하게 역전하는

장면을 보면서 느낄 수 있는 희열 같은게 없었다.

 

물론 체스말을 여기저기 놓는 장면도 나오고

상대 말을 잡기도, 잡히기도 하지만 체스판의

말들이 움직이는 것보다 그 체스말을 놓는

인물들의 표정, 시선변화에 대부분의 장면이

할애되다 보니 지금 주인공이 유리한지, 불리한지,

불리했다가 역전을 한것인지 파악할 방법이 없다.

 

사실, 그런점을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체스판을

계속 비췄다간 드라마가 아니라

체스TV채널이 되겠지만..

 

그리고 체스천재가 놓는 수를 보면서 유리하네

불리하네를 판단하기도 어려울것 같긴하다.

아쉽기는 아쉬운 부분.

 

그렇다 보니 중반부에 체스대회가 열리는 곳을

찾아다니며 경기하는 부분은 그저 관광을 다니는

느낌이다.

 

주인공은 여기저기를 다니며

약자들을 차례로 무찌르다 체스 최강자인 보르고프를

상대하게 되는데 보르고프와는 총 3차례 대결을

하게된다.

 

앞선 2차례는 패배하게 되고 한동한 좌절감에

빠져살다가 동료들의 도움으로 정신을 차리고

마지막 승부에서는 이기게 된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최종보스임에도

지고 이기는 데 승부의 긴장감은 전혀 없었다.

[아이고... 져버렸네요...]

[짜잔~! 이겼습니다!]

이런 느낌.

 

어쨌든 드라마는 최종보스를 이기고 끝이난다.

 

주인공이 사실상 천재다보니 점점 강해지는

묘사가 부족했고, 승부에 긴장감이

없다보니 그냥 등장하는 인물들의 연기를

구경하는 재미로 본것 같다.

 

사실, 초반에 몰입해서 본것이 아까워

끝까지 본 셈이다.

 

주인공 이야기를 더 하자면,

고아라는점(아버지가 있긴 했지만) 말고는

응원하게끔 하는 마음이 딱히 들지 않았다.

 

어려서부터 살짝 소시오패스적인 성격으로 묘사되고

- 선물받은 인형을 바로 쓰레기통에 버리는 장면

- 새로 보육원에 온 친구를 소개하는데 안중에도 없이

  약(안정제)만 찾는 장면

- 약실 문을 따고 안정제를 훔치는 장면

- 기분나쁘다고 샤이벨에게 욕을 박는 장면 등..

 

나이를 어느정도 먹고 나서는

자유로운 인간상을 표현하고 싶었는지

술, 담배에 찌든 모습도 보여주고 러시아어 수업을

같이 듣던 대학생들 집에 놀러가 서양에서

흔히(?) 말아서 피우는것도 피우고 잠자리도

함께하는 과감함도 보여준다.

 

또, 벨틱과 와츠는 주인공에게 패한 이후 친분을 쌓게 되고

벨틱이 먼저 체스교육을 목적으로 얼마간의 기간동안

함께 살게 되지만, 주인공의 실력을

감당할 수 없게 된 벨틱은 떠나게 된다.

이후, 와츠와 함께 지내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 과정에서 당연히(?) 잠자리도 함께 하는데

각각 연인관계였다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그건 또 아니라서 자유분방한 주인공의 모습이

적잖이 당황스럽기도 했다.

 

그리고 첫번째 체스경기에 참가하기 위한 참가비를

샤이벨에게 편지까지 써가며 빌려놓고 갚지 않은 것은

정말로 꿀밤을 먹이고 싶을 정도..

 

샤이벨에게 체스를 배운 덕분에 인생이 바뀐것이나

다름없는데 해외 여기저기를 다니며 우승한 상금으로

술, 담배만 사다 먹은것이니 열이 안받을 수가 없다.

중간에 어느정도 잘 되고 나서 찾아가볼 법도 한데..

 

나중에 돌아가셨다는 보육원 친구말을 듣고

장례식장에 함께 찾아갔다가 보육원에 들러서

지하실에 자기이야기가 실린 신문들을 정성스래

스크랩 해놓은 흔적을 보고나서야

뒤늦게 눈물을 흘리긴 한다만..

샤이벨 센세..ㅜ

이러한 점들 때문에 주인공에게

인간미가 느껴지지 않았고

정감이 가지 않은 탓인지

지든 이기든 승부에 관심없이 보게되서

재미가 덜 했던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 결전을 앞두고

주인공과사이가 틀어졌었던

전 경쟁자겸 동거인인 '벨틱'과 '와츠'가

경기 전날 뜬금없이 함께 주인공에게

전화를 걸어 열심히 공략법을 설파하고

다음날 승전보를 듣고 기뻐하는 장면은

이게뭔가 싶었다.

둘이 언제부터 친했지?

 

그래도 마지막이니 갈등의 해소와

축하해 주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넣어야 하지 않겠어? 하고 넣은 느낌.

맥락없게 느껴저서 마지막까지 보던중

힘이 탁 빠지는 장면이었다.

 

이러한 장면들을 뒤로하고 퀸스겜빗은

등장인물들을 연기한 배우들의 연기력과

영상미는 분명 좋았다.

 

특히 주연배우인 '안야 테일러 조이'는

디즈니 캐릭터를 연상케하는 큰 눈과

개성있는 외모, 좋은 연기로 드라마를

완성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체스라는 독특한 소재를

활용하긴 했지만 정작 체스승부 과정의

비중이 적었고 작중 주인공에게

몰입이 되지 않아 아쉬운

드라마이기도 했다.

 

극중 주인공인 '하먼'이라는

캐릭터를 응원할수 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진 상태에서 볼 수 있었으면

더욱 재밌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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